‘올해 몰래 놓인 저금통’… 코로나보다 21 년 앞선

[앵커]

그는 올해도 틀림없이 여기에 왔습니다. 전주 커뮤니티 센터 직원들은 따뜻함으로 지폐와 동전을 세고있다. 칠십 이천 팔백 팔십 원입니다. 엔딩은 그가 기부를 위해 동전을 조심스럽게 모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사람들은 그를 몰래 기부하는 얼굴없는 천사라고 부릅니다. 이미 21 년째 방문한 천사는 “코로나로 힘든 한 해 였어요. 극복 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라고 메모를 남겼습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29 일) 오전 전주 노동동 주민 센터에 전화가왔다.

그는 근처 교회에 기부금 상자를 가지고있었습니다.

올해 어김없이 찾아온 ‘얼굴없는 천사’다.

나는 21 년 동안 그곳에 있었다.

작년에 기부금을 훔쳐서 얼굴없는 천사가 커뮤니티 센터 근처가 아닌 200 미터 떨어진 교회에 기부 한 뒤 사라진 것 같습니다.

[송병섭/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주무관 : 잘 보이지 않게 숨겨 놓으셨고요. 놓은 시간이 길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상자에는 돼지 저금통, 5 만원짜리 현금 묶음, 글자가 적힌 종이 한 장이 들어 있었다.

모든 기부금은 7 천만원입니다.

신문에는 코로나를 극복하겠다는 위안과 소년 소녀 우두머리의 격려가 적혀 있었다.

올해도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왜 기부하고 있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조정익/인근 주민 : 올해도 하염없이 가져다주시고 그래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분이 참 좋네요.]

천사의 선행은 2000 년 4 월에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으로 58 만원짜리 저금통을 기부했습니다.

그 이후로 몰래 주민 센터 근처에 100 만 ~ 8000 만원에두고 갔다.

지난해 6 천만원이 도난 당해 4 시간 만에 회수됐다.

올해까지의 기부금은 모두 7 억 3 천만 원이었다.

5,700 개 이상의 세대가 도움을 받았습니다.

[백현규/전주시 노송동 주민자치위원장 : 어려운 사람, 또 불우학생들한테 장학금으로 지원나가고 있거든요.]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들지만 전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따뜻한 나눔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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